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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3

[소고] 그냥 하는 것이란 뭘까?

그냥 하는 것. 사람들은 생각을 한다. 뭘 할까? 어떻게 하지? 할 수 있을까? 무엇을 해야 하지? 나도 마찬가지다. 내가 뭘 하고 싶어 하고, 할 수 있을지.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인생에서 수도 없이 많이 해왔던 거 같다. 아마 상당한 시간을 소모했던 것 같다. 그런데 문득 샤워를 하다가 이런 생각이 든 적이 있다. 내가 샤워를 하기 전에 고민을 했었던가? 생각해보니, 별 생각이 없었던 거 같다. 그냥 몸이 찝찝하니 화장실로 간 것뿐이고 볼일을 보고 나니 샤워를 하고 싶었다. 아, 샤워를 그냥 내가 하고 싶었구나. 이걸 깨닫고 나니, 나는 여태까지 하고 싶지 않은 것들을 하려고 할 때 수많은 고민을 해왔던 게 되어버렸다. 알을 깨고 나오기란 어렵다. 따뜻하고 아늑한, 보호받을 수 있는..

그냥 2020.08.18

우물

"'나'는 누구예요?" "네?"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에요?" "음... 그걸 제가 어떻게..." "저를 오래 보셨잖아요." 그는 담배를 입에 물고선 먼 하늘을 보며 말했다. "그쪽에 대해선 저도 잘 몰라요. 제가 관찰력이 없어서 그런지 딱히 떠오르는 게 없네요." "진짜 그렇게 생각해요?" "네. 아마 앞으로도 그렇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그쪽을 죽을 때까지 모를걸요." 나는 그를 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아마도 옅은 미소였겠지. "그럼 아까 제 수저 밑에 휴지는 왜 깔아줬어요?" "네? 그건 그냥 그쪽이 그런 걸 싫어하니까요." "그건 나에 대해 아는 부분 아닌가요?" "아니에요. 그건 그냥 단순한 배려였어요." "그럴 수 있죠. 우린 모르는 사람에게도 배려를 행하니까." "네." 나는 최대한..

그냥 2019.04.28

온도

물건, 공기,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온도가 존재한다. 뜨겁거나 미지근하거나 차갑거나 아니면 온도의 위치를 모르거나. 그 사람과 나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때로는 너무 멀어서. 그것마저도 판단하기 힘들어서. 데이고 낯설어하며 아파한다. 막상 상대는 어떤 상태인지도 모르면서 나만의 생각에 빠져든다. 정작 관계 문제의 덩치를 키우는 것은 내가 아닐까? 그 사람은 왜 그럴까? 그런 생각은 생각보다 내 마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예전에는 온도를 억지로 맞추려고 했다면, 이제는 차가운대로 뜨거운대로 흘려보낸다. 좋을 때도 있고 아플 때도 있는 것. 그냥 그저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 내가 선택한 나만의 온도 조절법이다. 다른 것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는 내 방법을 믿는다는 것이다.

그냥 2019.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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